2025. 1. 16. 20:55ㆍ뇌피셜
재점화라는 채널의 “민주주의가 망하는 과정”이라는 영상이 알고리즘에 걸려서 딸려왔다. 올린 시점은 1일전이니 어제 윤석열이 잡힌 날에 업로드된 뜨끈한 영상이다.
썸네일에는 태극기를 썼다. 이 시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영상이구나 싶어 눌러보았다. 부재 ‘천재 경제학자의 예언’에 적힌 천재 경제학자가 누군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뭐 그래서 영상을 보았다.
신자유주의자(그 중에서도 세계적 권위자인 하이에크)적 관점에서 민주주의 제도를 분석하며 민주주의는 어떠할 때 변질되고 가치를 잃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는 영상이다. 제법 볼만한 내용이었고 분명 생각해봐야할 지점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나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어쨌건 수용자의 입장이기에 정보의 오류가 있거나 그런거는 모른다.
이 영상에 대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업로드 시기가 너무 교묘하여 논쟁의 포화가 이상한 곳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목표는 현재 국내에 펼쳐진 상황이다. 이건 당연하다 시기도, 썸네일의 태극기도 그것을 의도하고 있다고 본다.(아니라고 한다면 뭐 그렇다고 하고 넘어가자)
영상의 신자유주의자가 말하는 민주주의의 몰락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제도적 위기와 관련이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가 민주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순전히 행정부의 수반이 헌법 체계를 무시하고 군대를 동원하여 입법부를 점거하려 했기 때문에 불거진 문제이며, 이 반 헌법적, 반 민주적 행위를 벌하기 위해 이미 마련되어 있던 법적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범법자와 그 세력이 목소리를 내며 권력을 오용하기에 확대된 현상이다.
영상에서 말하는 천재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분명히 말한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전제주의라고. 전제주의는 일인 혹은 소수가 법 체계를 벗어나 뜻대로 국가를 통치하는 것을 말한다. 즉, 독재를 뜻한다.
군사 계엄은 100프로의 확률로 독재로 향한다. 그렇다면 하이에크 또한 민주주의 국가가 몰락하는 경우의 수로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을 논하기 이전에, 당연하게 독재 세력이 통치세력으로 군림하게 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몰락을 뜻한다고 전제를 한 것과 같다.
만약 영상의 제작자가 논점을 정부의 시장개입에 한정하고 싶었다면, 이 부분을 더욱 명확하게 말했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았기에 영상이 교묘하게 의도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https://youtu.be/JTwwObmA3hY?si=11tKQa13tI6v8G1Y
+
외적으로 영상에서 언급되는 전제정과 민주정에 대한 사견을 덧붙여보고 싶다.
민주정은 최고의 제도도 아니고 무조건적으로 맹신되어야할 것은 더더욱 아니다. 누구나 알듯이 국민 다수가 말한다 하여 무조건적으로 옳은 방향이 아니다.
사족이지만 내가 지지하는 진영에서 ‘국민의 뜻에 무조건 따라야한다’라고 말할 때마다 위험함을 느낀다. 일종의 립서비스이고 자신의 신념과 국민의 요구가 일치하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는데 정치가라면 때론 자신의 신념에 맞게 합리적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예전 노무현이 했던 것과 같은 소통의 노력들이 모범적이라고 하겠다.
무튼 그러하기에 민주정은 항상 시끄러울 수 밖에 없고, 국민들은 스스로 교육되어 있어야 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어도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본질을 파악해보려는 노력을 기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 끝에도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경우에 자기 주장을 굽히고 양보를 할 줄 알아야하고, 때론 다수결의 논리에 내 주장이 완전히 묵살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한편으로 어딘가에는 나의 것보다 나은 의견이 항상 있을 수 있음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하기에 민주주의는 불완전한 본질을 두고 복잡한 제도의 그물망 위에 간신히 지탱되며 운영되도록 짜여진 것이다. 이토록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이라서 주인을 끊임없이 시험하는 제도이지만 약속된 법의 울타리 안에서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역설적이게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기에 나는 민주주의를 선호한다.
하지만 나도 종종 1명의 초인에 의한 독재가 효율적이고 쌈박한 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때의 초인은 지덕체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고, 욕망에 초월한 자이어야 한다. 영생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하겠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모든 분야에서 사사로움 없이 인재를 등용하고 청렴하게 운용하도록 해야하고, 측은지심으로 민중의 고단함을 돌보며 공리의 신장에 힘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인에 의해 통치되는 독재국가라면 기꺼이 그 치하의 국민으로 행복하게 사회에 대한 고민 없이 자아 성취에만 몰두하는 삶을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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